본문 바로가기
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아들의 한글 쓰기를 도와 주다가.

by 아기콩 2008. 9. 23.

요즘 헌진이(04생, 남자)가 한글 쓰기를 할려고 한다. 가끔 엄마랑 하고 있는 것을 허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요즘 국제중학교, 자립형 사립고 등등 교육 이슈에 대하여 말들이 많은데  자식 키우는 입장으로서 나 또한 관심히 많다.  하지만 나의 기본적인 생각은 자식놈 능력이 되어야 그런 것도 바라 보지 하는 거다. 그러니 어려서 부터 능력을 키워 놔야 한다는 생각하다. 자연에서 느끼게 하고, 책을 읽어 주고,,,등등. 

  하지만  실제 부모인 내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는 잠자기전 책읽어 주기가 전부이다. 사실 하루 2시간 운전하여 출퇴근하고 밤에 책읽어 주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다행인 것인 이 녀석이 책읽는 것에 조금은 재미를 붙이는 것 같다는 것이다.  

  어젯밤에 퇴근하여 저녁먹고 아내는 컴앞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옆에 앉아 조금 도와 주고 있었다. 헌진이가 볼펜을 가지고 놀고 있더니 종이를 한장 가지고 가서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조금 그렇게 있었는데 갑자기  이름쓰기를 같이 하자고 한다.  

  어라 이녀석 봐라. 그래 아빠랑 같이 해보자. 도와 줄께. 하며 둘이 같이 바닥에 엎드렸다.

이름을 삐뚤삐뚤하게 쓰 나간다. 자기 딴에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엉망이다. 무엇보다도 글 쓰는 순서가 자꾸 틀린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밑으로...몇번이나 이야기 해 오고 있는 사항들이다.  

내 마음에는 처음에 배울때 똑바로 배워야 하다.  손에 익고 난 다음 고칠려고 하면 늦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있다. 사실 내 자신이 악필이라 더 한 것 같다(잘 안고쳐진다).  

이헌진, 이기두(나) 까지는  그럭저럭 나갔다.  유치원 친구 이름을 쓰는데 미음을 쓰야 한다. 여기서 사고가 생겼다. 미음의 획을 계속 틀리게 끗는다. 한번 이야기 하고  틀리고,  두번이야기하고 또 틀리고, 몇번째 이야기 다시 하는데 이 녀석이 볼펜을 가지고 딴청을 피우고 있는 거다. 갑자기  머리속에서 확,,,하면서 볼펜으로 아이 손등을 쳐 버렸다.  

  순간 아이는 놀라서 울고, 컴앞에 있는 엄마도 놀라 바라보고, 아이는 엄마 품으로 달려가  안기고, 나는 내가 무슨 짓을 했지 하며 나도 당황해 하고,,,. 잠시뒤 아내가 훌쩍이는 아이보고 휴지 가져 온나 하고 내 보낸다. 그러고는 묻는다. 왜 그러냐고?  나는 어물쩍 이녀석이 말 안듣고 산만해서 가볍게 때렸는데 운다고 변명한다. 아내가 다시 말한다. 아직 다섯살밖에 안된다. 한글쓰는 것도 잘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그렇다.  아직 다섯살 밖에 안되는 녀석이다. 아직은 장난감 총이 좋고, 장난감 자동차에 더 손길이 가는 나이 이다. 그런데 난 이 녀석에게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바라고 있어 그렇게 매를 들었을까? 내 마음속에는 내 아이가 국제중학교에 가고,  특목고에 진학하고, 아이비리그에 유학하고,,,등등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럴려면 지금 쯤은 한글은 다 깨우치고, 영어도 줄줄 하며, 중국어도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도 한글도 못 깨우쳐서 화난 것은 아닐까? 

진정으로 내 아이가 행복한 삶을 이루어 나갈 길이 무었일까? 그렇려면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기회를 주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