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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거미줄에 거미가 걸렸어! -폭우뒤의 아침산책-

by 아기콩 2020. 7. 2.

30일은 폭우가 와서, 어제는 늦잠을 자서(오랜만에 6시 30분까지 잤다) 아침산에 오르지 못했다. 오늘 아침 등산을 위해 어제 밤 10시 조금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일찍 잔 만큼 일직 일어났다. 새벽 3시에 잠이 깨어 뒤쳑이다 5시 30분에 일어 났다. 

 

6.30. 폭우에 무너진 분성산 임도

 

 

새벽 시원한 공기에 몸과 마음을 풀고 서서히 산으로 오른다. 지난 폭우에 등산로가 깊이 패인 곳이 눈에 띈다. 잠시 오르니 기어이 등산로 일부가 내려 앉은 곳이 보인다. 비가 많이 오긴 왔나 보다. 산 안쪽에서 우수로로 내려오던 빗물이 곡선에서 그만 넘쳤나 보다. 몇 미터 아래쪽에 배수관로가 있었는데 그기에 다다르기 전에 넘친 것 같다. 

임도를 관리하는 김해시에서 즉각적인 임시조치를 취한 것 같다. 넘친 곳을 보수하고 무너진 곳은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줄을 쳤다. 추가 붕괴의 발생이 염려된다. 빠른 시간내에 보수공사를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다행이 한 곳 이외에 다른 피해는 없어 보인다. 

 

 

 

애산정까지 가는 길에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등산로 입구에서 무궁화꽃을 만났다. 요즘은 개량종으로 겹꽃잎을 가진 무궁화 나무가 많은데 이 녀석은 옛날의 그 녀석이다. 난 개인적으로 개량종보단 애국가 장면에서 보이는 단꽃잎의 무궁화가 더 좋다. 내가 근무하는 곳의 마크에도 무궁화가 있다.  

 

 

 

치자나무에 꽃들은 거의 지고 꼬투리만 남았다. 그기에서 치자가 잘 달려야 할 건데,,,치자는 어렸을 적 어머니가 실에 꿰어 처마에 매달아 말려 두셨다. 그 치자로 노란 물을 우려내여 부침개를 붙혀 주셨다. 밀가루에 별다른 양념이나 재료도 없이 구운 부침개도 참 맛있게 먹었다.

 

개암나무의 개암열매

 

개암나무에는 개암이 열렸다. 어렸을 적 동네 형들 따라 산을 헤메이다 개암을 따 먹던 기억이 난다. 산 속에서 만난 개암을 돌로 깨어 속살을 들어내었다. 그 속살을 잎에 넣으면 얼마나 고소하던지,,, 그 고소함이 입에서 느껴진다. 

애산정에서 잠시 물 흐른는 것을 보고 종아리와 허벅지의 스트레칭을 한다. 허리, 종아리와 허벅지가 땡기고 뻐건한 것이 온 몸의 신경을 일깨운다. 등산을 처음 했을 때는 정말 아프게 스트레칭하였는데 지금은 시원하게 한다. 다리 근육이 그 만큼 단련되었나 보다. 

 

거미줄에 거미가 걸렸어!

 

스트레칭을 하는데 거미 한 마리가 놀라서 달아 난다. 등에 하얀 무늬가 있다. 흔하게 보이는 거미보다 조금 신기해 보였다. 사진을 찍을려고 하는데 힘들다. 일반 촬영을 하니 작아서 안보이고 접사촬영을 하니 움직여서 촛점이 안맞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반촬영으로 확대를 했어야 할 것 같다. 나는 계속 접사를 고집하다가 그만 촬영기회를 놓쳤다. 

그 거미가 나의 눈길을 벗어나기 위하여 엄청 빠르게 움직이다가 갑자기 거미줄로 올라갔다. 그 모습에 난 자기가 친 거미줄로 올라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거미가 나타났다. 이 거미줄의 주인인 모양이다. 등이 흰 거미는 나를 피하기 위하여 다른 거미의 줄을 탄 것이다. 다른 거미는 다리가 엄청 컸다. 잠시 다투는 듯하더니 쉽게 등이 흰 거미를 잡아 버린다. 긴 다리를 이용하여 등이 흰 거미를 둘둘 말아버렸다. 냉정한 약육강식의 세계를 본다. 

오늘 아침 등산은 조금 15분 일찍 시작하여 여유를 가지고 움직였더니 산속의 자연 곳곳이 눈에 들어 왔다. 이 것들을 사진으로 찍어 아직은 자고 있는 둘째에게 이야기해 주어야 겠다. 토요일에는 같이 올라와 개암도 보여주고 치자도 보여주고 나의 어릴적 이야기도 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