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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장난감 사달라고 때 쓰는 아이.

by 아기콩 2008. 9. 26.

2008. 9.24. 흐림.
  첫째, 때쓰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 해야 한다. 둘째, 사줄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날씨가 흐려서 인지  퇴근후 아내와 나는 아주 피곤했다. 하지만 몇가지 구입해야 할 물건이 있어 홈플러스에 가기로 했다. 

  홈플러스에 가면 항상 조심해야 할 매장이 있다. 장난감 매장.  다들 느꼈겠지만 할인마트의 장난감 매장은 아이들 혹은 어른 조차도 그냥 지나칠수  없게 되어 있다. 난 어렸을때 무선 자동차를 몹시 같고 싶었다. 하지만 가져보지 못하였는데 지금도 매장에서 보면 내가 더 같고 싶을 때가 있다. 

  헌진이도 똑같다. 장난감 매장 지나칠때면 꼭 들어가서 둘러 보고, 작동 시킬수 있는 것은 작동 시켜 보곤 한다. 그리고 '아빠, 이것 다음에 사줘'한다. 그러면 '그래 다음 생일때 사줄께' 하며 넘어 간다. 다행히 헌진이는 언제 부터인가 이것 사줘가 아니라 이것 다음에 사줘 였다. 그래서 가끔은 같이 장난감 코너에 들어가  구경하고, 산타한테 이것 선물해 달라고 하자 하며 대화 하기도 하였다. 

  오늘도 장난감 코너를 지나 가는데, 헌진이가 한창 좋아 하는 파워레인져 장난감들이 메인에 진열되어 있다.  아이는 한참을 구경하고 있다. 요즘은 파워레인져 야수권법이 유행인가보다. 매직포스, 트래져 포스 다음으로 와일드 스피릿으로 넘어갔는데 여기 와일드 스피릿의 주된 아이템이 야수권법이다. 각종 야수권법의 아이템들이 장난감으로 만들어져 나왔나보다. 

  이를 잠시 구경하게 한뒤 다른 매장으로 갔다. 갑자기 아이가 서더니 '엄마, 파워래인져 손에 하는것 사줘' 한다.  아내는 '뭐사달라고? 다음에 사자' 하며 피곤해서 그런지 아이의 행동에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헌진이가 다시 '파워레이져 손하는것'하며 움직이지 않는다. 난 아이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에 사줘'아니라 '사줘'이다. 

   난 아이의 손을 잡고 '그래 무엇인지 가서 보자' 하며 장난감 코너 쪽으로 갔다. 아이가  '이것 사줘' 하며 가르킨다. 파워래인져 손목팔찌로 야수권발동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 가격표를 보니 만만찮다.
"헌진아, 이것을 왜 같고 싶지?"
"마음에 들어"
"다음에 사자?"
아이는 단호하다.
"지금, 갖고 싶어"
"왜 지금 같고 싶지?"
"다음에 오면 없을것 같아."
"여긴 항상 있어. 너도 알잖아."
"넌  얼마전에 선물 많이 받았잖아."
(음력 8월8일이 생일이다)

  다시 아내 곁으로 가며 아이를 안았다. 그리고 꼭 껴안아 주며 말했다.
  "헌진아, 선물은 너무 자주 받으면 값어치가 없어져. 받고 싶은 것을 가슴에 꼭 묻어 두며 간절히 바래봐. 그러다가 받으면 그많큼 기분이 좋아 지는거야. 지금 헌진이가 가지고 싶다고 바로 사버리면 그만큼 실증이 빨리나"

 나의 간절한 말도 아직은 소용이 없다. '다음에 오면 없을 것 같아'를 되풀이 하며 실망하는 모습을 한다.  보다 못한 아내가 '헌진이 착한일 많이 하면 엄마가 꼭 선물 해줄께' 하며 거든다. 
  
 잠시 투정부리던 아이는 쇼핑카트에 메달리는 재미를 찾았다. 다행이다.  관심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무사히 장보기를 마친 우리 가족은 기진맥진하여 집에 들어 왔다. 잠자리에 누워 동화책 2권을 읽어주는데 두번째 책 읽는 중간에 잠이 들어 버린다. 잠든 모습이 너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