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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불양식품 먹는 아이.

by 아기콩 2008. 10. 29.
2008. 10. 28. 화. 맑음.
퇴근을 하여 보니 헌진이는 거실에서 클레이 아트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설명서에 그려저 있는 말을 만들었다고 하면서 보여준다. 보기에는 말이라기 보다는,,ㅎㅎ,, 그냥 크레이 뭉치 같은데,  잘만들었다고 칭찮해준다.


오른쪽 끝의 하늘색 봉지-소세지, 그 뒷의 붉은색 통이 불량과자 그 앞의 뭉치가 토마스기차과자


그런데, 테이블 위에 처음 보는 어린이용 소세지, 장난감(토마스기차 모양)과 불량과자(?)가 있다.
"이헌진, 이게 뭐야? 불량식품 아냐?"
"불량식품 맞아"
순순히 인정한다.
"누가 사줬어?"
"소세지, 빠는 과자는 할머니가...토마스 비타민은 엄마가 사줬어."
"뭐,,,엄마가 사줘? 엄마 어디있어?"
하고 소리쳐 본다. 아내는 약국에서 산 비타민이라고 한다. 아마도 약타러 가서 헌진이가 졸랐는 모양이다.
"이헌진, 불양식품 먹어면 되? 안돼?"
"안돼."
"불량과자는 몸에 안좋은 거야. 몸속에 들가면 키가 안커고 머리가 나빠져.또 불량식품 가지고 있는 것 보면 아빠 화낸다. 회초리로 때릴거야."
이렇게 엄포를 놓았다. 

  헌진이는 알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내게 안겨서 장난을 친다. 장난치면서 귓속말로 뭐라고 소곤거린다. 뭐라 말하냐고 확인을 하니 작은 목소리로 '또 먹을거야' 하며 웃는다.
나는 정색을 하고 한번더 다짐을 한다.

그렇게 불량과자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 뒤, 처음보는 스티커 한세트를 들고 자랑을 한다.

선물 받은 스티커


"외할머니 옆의 할머니가 사줬어?"
아마도 장모님 친구분이 귀엽다고 사준 모양이다.
"고맙다고 인사했어?"
"부끄러워서 인사안했어."
"헌진아,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 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야. 부끄러운 것은 고맙다고 인사 안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지."
"응,,,또 부끄러운 것 말해보자.침흘리는 것, 밖에서 오줌 누는것, 선생님 말씀 안듣는것."
나름대로 생각해본 것을 열심히 말한다. 나도 칭찬을 해준다.

신나게 말하고 있는 헌진


"그래, 그런것들이 부끄러운 것들이지. 잘 알고 있내."
그렇게 칭찬을 해주자 한발 더나아가 '하지 말아야 할것','해야 할것'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자고 하면서 신나게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헌진이가 말한 하지 말아야 할 것에는 친구를 손으로 때리지 않기, 발로 차지 않기, 싸우지 않기, 밀지 않기. 등등이 있었고 해야할것에 대하여는 글자 잘 알기, 공부잘하기, 책잘읽기, 밥 잘먹기등을 말했다. 우리는 그것 말고도 많은 것에 대하여 이야기 한 것 같다.

아내와 난 헌진이의 신나서 이야기 하는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다가 마지막에 한마디 거들었다.
"헌진아, 그렇게 해야할것, 하지말아야 할것을 말로만 하면 안돼, 해야 할것은 몸으로 직접하고, 하지말아야 할 것은 절대 하면 안되는거야."
신난 헌진이는 큰소리로 알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