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6월 중순, 고향마을은 매실 수확으로 한창이다. 매실고장으로 유명한 섬진강변은 아니지만 매실은 봄철 고향마을 수익을 올려주는 소중한 소득원이다. 부모님도 27년생 나무와 7년생 나무를 가지고 계신다.
아침 7시에 산에 들어가 12시에 나와 점심을 먹는다. 오전에 수확한 것을 선별작업하여 5키로그람단위 박스에 포장하고 조금 쉬었다가 3시에 다시 산에 들어가 6시에 수확작업을 마친다. 다시 집에서 선별작업하고 박스만들기 작업까지 하면 8시가 조금 못된다. 이런 일과를 아버지 어머니는 3주 넘어 하고 계신다. 일손을 사기에는 모자라고 두분이 하시기에는 조금 넘쳐 보인다.
지난 2주간 주말마다 내려가 일손을 거들었다. 마음처럼 많은 도움이 된것 같지는 않다. 부모님은 아들을 위하여 아침에 한시간 늦게 출발하고, 산에서도 비탈지고 높은 가지 보다는 조금 쉬은 나무에서 일을 하라고 권하신다. 한참 땀흘리며 일하다가 그늘에 앉아 어머니 아버지와 나누어 마시는 물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수확량은 작년과 비슷할 것 같다. 5킬로그람 상자로 1200 박스는 생산할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소득은 작년의 절반을 조금 웃돌 것 같다. 상등품의 가격은 비슷하지만 중등품 하등품은 작년의 절반 가격도 못한다고 한다. 또한 지난 봄의 가뭄 피해로 상등품의 생산량이 많지가 않다고 한다.
불황의 여파가 고향마을에도 이런 모습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에게 소득이 줄어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어미니는 " 나무가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내년이면 청매실(7년생 나무)가 더욱 많이 생산될 것이데 괜찮다. 나무에서 따다가 내기만 하면 몇천원이라도 값을 쳐 주는데." 하고 말씀하신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물었던 나의 마음이 미안해 진다. 만약 내 소득이 작년 절반수준으로 된다면,,,엄청 고민하고잠을 못이룰 것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올 한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년 그 다음을 준비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계신거다.
할아버지와 아버지형제분들의 추억/아버지와 어머니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