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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생일 파티에 가지 못하는 헌진이.

by 아기콩 2008. 10. 22.


2008.10. 21. 화. 맑음.

오늘 퇴근길은 유난히 차가 밀렸다. 힘들게 집에 들어 서니 7시 15분이였다. 집에 들어 서니 아내도 헌진이도 많이 지쳐 보였다. 하지만 지친 내색 않고 웃으며 인사했다.
"헌진이 오늘 재미있게 놀았니? 당신도 괜찮아?"
"재미있게 놀았어."

아내는 추어탕을 먹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내일 텀블랜드 여자 친구 의 생일 선물도 사야 된다고 한다. 헌진이는 머리띠와 머리핀을 사줄거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주 부터 친구생일에 초대 받았단 말을 했다.  지난주 부터  어머니께서 유치원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하셨다.   집에서 놀다가 6시 30분쯤 데릴러 와 주면 좋겠다고 하였다.

"헌진이 내일  집에 놀러 가겠네. 좋겠다."
"응, 난 안가."
생각하지도 못한 말이 나왔다.  그래서 난 놀라 되물었다.
"왜 안가?"
아내가 나서서 이야기 한다. 내일 갑자기 회식이 잡혀서 6시 30분에 데릴러 갈수가 없단다. 그래서 초대에 응하지 못한다고 한다.

아내의 말에 순간 이녀석이 많이 서운하겠다 싶었다.
"헌진이 집에 못가서 어떻해?"
"괜찮아, 다음에 놀러가기로 했어."
전혀 서운하지 않는 표정이다. 하는 폼과 말투가 다 이해 하였으니 괜찮다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놀라며 다시 물을려고 하는데 뒷에서 아내가 더이상 말하지 말라며 눈짓을 준다.


일단 우리는 추어탕을 먹고 근처 소품점에 들어가서 머리띠와 핀을 골랐다. 헌진이는  이는 빨간색을 좋아 하기 때문에 꼭 빨간색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머리띠는 빨간색이 없었다. 할수 없이 분홍색 왕관모양의 장식이 있는 것으로 하고 핀은 헌진이가 선택한 빨간색으로 하고 왔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말했다.
"헌진아, 선물을 샀으니 카드도 만들어야지?"
"응, 아, 생일축하해. 집에 놀러 오지 못해서 미안해.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자."
아내가 고쳐준다.
"놀러 오지 못해서 가 아니라 놀러 가지 못해서 야."
"응 그렇네."

그렇게 집에  돌아온후 잠시뒤 난 수영을 갔다. 다녀와서 보니 헌진이는 벌써 잠들어 있다. 아내에게 다시 물어 봤다. 헌진이가 친구집에 못간다고 했을때 어떻게 행동을 했는지. 아내말이 처음에는 친구집에 가서 놀거라며 몇번 이야기하는데, ''내일 엄마가 늦게와서 데릴러 못가, 남의 집에 늦게 까지 있는 것이 아니야'라고 말하니 조금있다가 알겠다고 했다 한다. 말하는 것이 다큰 아이 같았다고 한다.

나의 마음은 가능하면 친구집에 놀러 갈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아내는 단호하게 자기가 데릴러 못가면 안보낸다고 한다. 한창 개구장이인 아이들 십여명을 어머니 혼자 어떻게 볼까, 아이들이 집안에 귀중한 것이라도 깨어 버리면 누가 책임질까 하며 걱정하던 아내의 마음에 나도 어느 정도 동의하기에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헌진아, 넌 벌써 엄마 아빠의 처지를 이해 해줄정도 자랐구나.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