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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사회구성원의 하나로

반경 1.5 M, 담배꽁초가 몇개 일까?

by 아기콩 2008. 10. 28.

어제밤, 오랜만에 술을 한잔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저녁 10 무렵이였다.

동래 지하철역 건너편에 보면 시외버스 타는 곳이 있다. 진주, 마산, 창원, 통영, 멀리는 순천, 광양등 거의 부산에서 서쪽 방면으로 가는 버스들이 노포동에서 출발하여 중간에 기착하는 곳이다.

난 여기서 김해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술이 한잔되었고, 약간 쌀쌀한 날씨였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눈앞으로 무엇인가가 날아갔다. 담배꽁초였다. 누가 던졌는지 보니는 못했다. 아
마도 조금 떨어져 옆에 서있는 한쌍의 젊은 남녀의 남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만 들었다. 그 담배꽁초가 나의 눈길을 끈 것은 함부로 버려졌다는 것도 있고, 또한 그 길이에 눈길을 끌었다.  그 것은 꽁초가 아니라 장초였다.  담배를 저렇게 태우고 버릴면 왜 피웠을까? 지난 IMF 시절, 담배 피우는 분들 돈이 없어 꽁초를 주워 피운다는 기사가 뇌리에 서쳤다. 저 꽁초도 그 시절이면 누군가가 다시 피웠겠지 싶었다. 아니 지금도 어디선가 누구인가는 담배 살돈이 없어 꽁초를 줍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사색에 잠시 잠겨 있다가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정말 꽁초가 많이 떨어져 있었다. 한번 세어 보았다.
반경 1.5M 되는 공간인데 한 40개 정도 세다가 말았다. 아마도 칠팔십개는 되어 보였다.
캔맥주 깡통도 하나 뒹굴고 있었다. 

저 것들 모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입에 물려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버스의 도착과 함께 버려졌으리라.  버린 사람들은  남아있는 담배꽁초가 다시 기다리는 사람에게 어떤 기분을 줄지 결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