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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미션)5년이라는 시간 동안,,앞으로 50년 동안...(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by 아기콩 2008. 11. 5.
 이모의 소개로 처음 만난 그해 경주의 벚꽂도 이렇게 화사했지요. 하지만 그때 난 왜 그렇게도 벚꽃이 싫던지,,,그해 12월이 되어서야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되었죠. 그게 인연이 되어 부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지가 벌써 5년이 넘게 흘렀군요.

남들도 그렇하였지만  처음에는 무던히도 많이 싸웠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당신의 말은 '당신에게 말할때에는 내 편이 되어 달라고 하는 거지. 내가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 내 편이 되어 주어야죠.' 라는 말이 있어요. 당신 회사에서 생기는 문제를 나에게 말했는데 토론하기 좋아하는 나는 당신 기분도 모르고 일반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다가 당신한테 들은 이야기이죠.

  그리고 같이 영화보러 나갈려다가 말다툼 끝에 감정이 격해져 내가 TV 리모콘을 던져 깨어버린 적도 있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싸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많이 싸운 기억만 있군요. 그러다가 우리에게 보물이 생겼죠. '랑이' 라고 태명을 지어 주며 우리는 기쁘했고, 2004년9월달에 헌진이를 안아 볼수 있게 되었죠.

  아마도 그때 랑이를 가질때 부터 말다툼은 줄어 들고 헌진이를 볼수 있게 된때부터 우리의 모든 신경과 관심은 헌진이에게 쏠렸죠. 당신은 출산휴가가 끝나자 마자 다시 출근하고, 난 부산으로 출퇴근하고 헌진이는 장모님댁으로 처형댁으로,,, 아마도 그때가 육체적으로 제일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사실 우리,,지금도 가끔은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말다툼 할때가 있지요. 여전히 회사 생활에 힘든 당신, 나 또한 아직 부산으로 출퇴근하여 우리가족 목요일 쯤 되면 피로도가 장난이 아니죠. 이제는 요령이 생겨 상대방의 기분과 상태를 바로 알 수 있는 단계, 싸움을 회피할 수 있는 단계 까지는 왔지요.
 
 그렇게 하여도 서로에게 서운한 감정을 피할수 없어 약간은 서먹할 때가 있지요. 그렇때는 헌진이를 내세워 서로 양보하게 되었지요. 헌진이 이녀석,,,어린이집 선생님에게 ' 엄마 아빠 싸우면 내가 말려야 되요' 라는 말까지 했다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정도로 자주 싸우지는 않는데,,, 하여튼 헌진이는 우리에게  하늘이 내려준 보석이입니다.

  당신은 나를 닮은 딸(?)을 하나 낳고 싶다고 하죠. 하지만 하늘이 시샘을 하지는 아니면 우리의 덕이 부족한지 오지 않고 있죠.  당신 나이 벌써 32이 넘어 서는데,,,하지만 그 문제는 인력으로 해결할 수가 없어 어떻게 할수가 없네요. 단지 열심히 노력할뿐. 그렇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요. 

   우리의 5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요? 당신은  시집오면서 부터  은퇴하면 풍경 좋은 곳에 찻집을 열고 싶다고 했죠. 난,,걱정말라고 하며 큰소리 치고. 당신 소원대로 계곡 좋은 곳에 찻집을 하고, 난 근처에 과수원을 하며, 주말엔 헌진이와 그 가족이 다녀 갈수 있는 그런 미래가 될가요?

  지금처럼 열심히 절약하며 살아 가다보면, 정직하게 살아 가다보면, 서로에게 충실하며 배려해주며 살아 가다보면 우리가 그리고 있는 그런 미래가 오겠지요.

부부는 서로 닮아 간다고 하는데, 오늘 사진을 올려 보니 정말 우리 닮아 가는 것 같습니다. 5년이 채 못되어서도 저정도인데 앞으로 50년을 더 같이 살면 얼마나 더 닮을 까요? 우리  팔순이  되었을때 얼마나 더 닮았는지 꼭 오늘 사진과 비교해봅시다.
사랑합니다. 아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