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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빨리 외출준비를 하고 내려오라고 하니 안된다고 한다. 저녁을 다 차려놓았고, 헌진이 밥 먹이고 있기 때문이란다. 공연을 볼려고 하니 저녁 그만 먹고 헌진이를 동생네에게 맞길려고 한다고 하니 저녁상을 맛있게 차려 놓았는데 일단 집으로 올라오라고 한다.
집으로 올라가보니 안먹으면 아내가 서운해할 정도로 저녁상을 차려 놓았다. 김치를 볶아 두부김치를 만들고, 야채 부침도 있고, 내가 좋아 하는 명태고기전도 있다. 그리고 돼지고기도 조금 구워 놓았다. 오랜만에 진수성찬을 차려놓았다. 마침 장인어른이 와 계셨어 헌진이를 동생네에게 맞기는 것을 부탁했다. 그 덕에 나름대로 맞있게 저녁을 먹을수 있었다.
아내와 나는 식탁 치우는 것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서둘러 문화의 전당으로 갔다. 티켓을 찾고보니 공연이 막 시작해버렸다. 안내하시는 분이 처음 몇분은 너무 어두워 안내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입장할수 없다고 한다. 또한 1막이 끝날때 까지는 지정된 좌석에 갈수 없고, 뒷쪽의 빈 좌석에서 관람을 해야 한다고 한다.
처음으로 보는 발레공연을 1분정도 늦게왔다고 해서 입장도 안시켜주고 지정된 좌석에도 못간다고 하니 약간 짜증이 났다. 투명하게 그런 설명이 미리 고지가 되었냐고 지꿎게 되물었다. 나의 짖꿏은 질문에 안내하시는 젊은 아가씨는 어쩔줄을 모르고 사전고지는 안되어 있다고 말한다. 보다 못한 아내가 그만하라고 하여 더이상 곤란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 이러한 발레 공연에서의 시간지키기는 당연한 에티켓이고, 공연중의 입장은 다른 관객에게 짜증나는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너무 아쉬운 마음이 심술굳게 변한 것이다(금요일 C열 안내 아가씨에게 미안함을 이글에서나마 밝힌다.)
겨우 자리에 앉아보니 크리스마스 파티 부분의 아이들의 놀이를 하고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발레공연의 재미에 서서히 빠져 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즐거운 춤, 어른들의 화려화 옷, 그리고 마법사 드롯셀마이어의 마술공연, 클라라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춤을 보면서 발레의 아기자기한 표현력을 감상하였다. 특히 클라라의 표현은 호두깍기 인형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무엇을 춤추고 있는지 알수 있었다.
특히, 4장 하얀 눈으로 덮힌 숲 속 공연은 무대장치의 예술로 정말 깊은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의 호두깍기 왕자와 클라라 공주를 위한 눈의 요정들의 춤은 발레 특유의 섬세함과 군무의 웅장한 아름다움에 마음 속 깊이 감동을 주었다. 클라라의 발움직임과 손짓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에 아내는 살며시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나는 살며시 손을 잡아주었다.
1막이 끝나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선배들 부부가 보인다. 아내와 나는 이런 멋진 공연관람의 기회를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하였다. 선배들은 저녁을 먹지 못하여 가지고온 김밥을 차가운 실외에서 허겁지겁 먹었다. 문화적 욕구의 충족이 배고픔까지는 채워주지는 못한 모양이다.ㅎㅎ
큰 형수와 아내 |
작은 형수, 아내, 큰형수. |
2장의 공연은 환상의 나라로의 여행이다. 환영의 춤으로 스페인춤, 아라비안 춤, 중국 춤, 러시안 춤, 아기양과 늑대 춤이 있는데 그중 남자 두명과 여자 두명이 추는 러시아 춤이 아주 경쾌하고 복장도 특이하게 화려하여 볼만 하였다. 아기양과 늑대 춤을 보면서 헌진이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헌진이가 조금더 자라면 같이 자주 와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부부의 첫 발레 공연 관람은 예상하시 못한 기회로 시작되어 이렇게 깊은 감동의 충격
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런 기회를 준 선배, 형수들과 문화의 전당 및 유니버설 발레단에게 감사한다. 특히 내가 짜증냈던 안내원에게도 깊이 감사한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에 대하여 설명한 블로그가 있어 소개하니 혹시 호두까기 인형에 대하여 궁금하신 분은 읽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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