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두편을 작성하고 잠시 나가서 물을 마시고 왔다. 아내와 아들은 곤하게 자고 있다. 자는 모습이 평화로와 보인다. 오늘 돌아 오는 길의 힘듬이 저 잠으로 모두 씻겨 나가길....그런데 아직 글 쓰고 있는 나는 뭐야. 빨리 쓰고 자야겠다. 어깨가 아파 온다. ㅠㅠ.
1. 운문사를 향한 산책길, 역사 선생이 되다.
운문사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운문사 경내 까지 1KM 넘게 걸어 가야 한다. 장인, 장모, 아내와 헌진이 모두 가을을 즐기며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자 소나무 숲이 나왔다. 아름들이 소나무들이 보기 좋게 서 있다.
그런데, 이 소나무 둥치들의 아래 부분은 모두 사진과 같이 상처가 나 있다. 아내가 헌진이에게 이야기 해준다.
"헌진아, 여기봐 소나무들이 모두 상처가 나 있지?"
"응, 그렇네."
"이 것은 일제시대에 일본 사람들이 소나무의 송진을 뽑기 위해 그런거야. 이것은 이제 낫지 않은데."
"송진이 뭐야?"
"사람몸에는 피가 있지. 송진은 소나무의 피야. 피를 뽑아 버리면 소나무가 죽어 버리겠지."
아내의 설명에 헌진이는 알아 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다시 산책하며 내가 일제시대를 설명해준다. 힘이 있는 나라, 힘이 없는 나라 등등을 비교해서 말하는데 아무래도 조금 어려운 느낌이다.
조금 가니 길 옆에 화랑도의 세속오계 비석이 있다. 운문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되어 원광대사가 세속오계를 화랑들에게 처음 가르친 곳이다.
이번에는 내가 나서서 설명한다. 사군이충, 사친이효, 교우이신, 임전무퇴, 살생유택 등을 최대한 쉽게 풀이 해본다. 헌진이는 임전무퇴 부분에서 갑작스럽게 묻는다.
"싸우면 안되는 거잖아?"
사실 조금전 절과 부처님 이야기를 하면서 자비로움에 대하여 이야기 하면서 친구들과 싸우면 안되는 거라고 해준 뒤였다.
속으로 약간 당황하면서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안고 다시 말해줬다.
"그래, 싸우면 안되지. 하지만 소나무에 상처낸 일본 처럼 우리를 괴롭히는 나라가 있를 때에는 싸워 이겨야지."
다행히 헌진이는 더이상 반론을 제기 하지 않는다.
'살생유택' 부분에서도 헌진이의 반격을 받았다.
"아빠, 총쏘면 안돼?
"그럼, 곤충도 함부로 죽이면 안되, 거미도 생명이 있는거야. 거미도 꼭 필요할 경우만 죽여야되는거야. 부처님은 사람도, 나무도, 곤충도 모두 생명이고 소중한 거라고 하신거야."
나의 얼렁뚱땅한 설명이 헌진이 수준에 맞았는지, 어려운 말만 늘어 놓아서 인지 더이상 질문은 없었다. 다행이다.
2. 운문사 경내, 단풍과 은행잎에 물들다.
운문사 경내에 들어서자 여기 저기 단풍이 물들어 있다. 처진 소나무 옆을 돌아가자 붉은 단풍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는 여기 저기서 사진을 찍어 댔다. 아내와 장모님은 대웅전에 절을 하러 들어 갔다. 헌진이도 신기한지 보여 달라고 한다. 다시 석가모니불과 십우도벽화 2개를 설명해줬다. 나중에 헌진이에게 본것중 기억에 남는 것 말해 보라고 하니 사람닮은 큰 인형 으로 표현했다. ㅎㅎ
단풍나무 아래서,,,
단풍잎 주워 가야지.
엄마와 함께
급하게 나가며 겨우 사진찍을수 밖에 없었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운문사를 나올수 밖에 없었다. 북대암, 사리암등 유명한 암자들이 있었으나 헌진이의 체력을 생각하여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3. 집으로 돌아와서 마무리 하기.
앞서 밝힌 바대로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나는 집에 들어 와서 최선을 다했음을 밝힌다.ㅠㅠ.
집에 들어서자 짐을 내려 놓고, 보일러 온수를 틀었다. 헌진이를 샤워 시키고 로션을 발라 주고, 옷입히고, 잠자리를 준비하고 책을 읽어 줬다. 책 중에 한권은 '단풍은 왜 울긋불긋 할까요'라는 '원리친구 과학동화'책을 준비했다. 그리고 수집해온 나뭇잎을 책속
직접 끼워 넣게 하였다. 책에서는 붉은 단풍은 '안토시안' 노란 단풍은 '카로티노이드' 갈색 단풍은 '탄닌'성분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워서 디카 사진 다시보기를 하여 오늘 하루 기분 좋았던 부분을 이야기 하고 책 6권을 읽고 재웠다.
이렇게 올해의 운문사 기행을 마쳤다. 솔직히 이번 여행은 단풍은 계획되로 되었으나 운문사 탐구는 조금 부족한 듯 싶다. 앞으로는 사전 지식을 더욱 충실히 하여 준비해야 겠다. 그러면 헌진이에게 해줄 말들이 조금더 충실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