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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잘못을 고백하는 헌진

by 아기콩 2008. 11. 11.
2008. 11. 10. 월요일, 맑고 쌀쌀함.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다. 주말 진주행에 헌진이 기침을 조금 하는 것 같아 병원에 보내기로 하였다. 아침 장인어른께 부탁하기로 하고 우린 출근했다.

퇴근하니  헌진이 삐쭛삐줏 내겻으로 온다.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녀석이 조금 이상하다.
"아빠,,아빠,,"
무엇인가 할말이 있나보다. 난 쪼구려 앉으며 헌진이와 눈을 마추고 무슨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물어 봤다.
" 아빠,,저거,,,"하며 식탁위를 가르킨다.
그때 저녁준비하던 아내가 거든다.
"헌진아, 어서 아빠 한테 잘못했다고 해, 다음부터는 안그러겠다고."

여행가방 모형의 비타민과자


  이게 무슨 말이가 싶어 식탁위를 보니 장난감통에 든 비타민이 보인다. 이제야 모든 상황이 이해가 간다. 저번 약국비타민 이야기(http://clittlecc.tistory.com/trackback/58) 이후 헌진이에게 약속을 받았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에게 약국에서 비타민 절대 사달라고 하지 않기로...그뒤 한번쯤 더 그런적이 있어 다짐을 받아두었던 터이다.

 그런데 오늘  다시 약국 장난감 비타민을 가져 왔나보다. 아내가 먼저 꾸중한후, 나에게는 스스로 고백하게 한 모양이다. 아내가 어떻게 꾸중을 하였는지는 몰라도 먼저 고백할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더이상 말할수는 없었다. 다음부터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하고 마무리 했다.

식사후 한참뒤 아내와 헌진이랑 함께 집근처 다녀올 일이 있어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이것 저것 이야기하다가 다시 비타민 이야기를 꺼냈다.
" 헌진아, 아빠는 조금전 아주 기쁘어. 왜 그런줄 알아?"
" 몰라"
"헌진이가 먼저 아빠에게 비타민 사온것 잘못했어요 하고 말해주었어 기뻤어."
"....."
"만약,  말 하지 않고, 아빠가 발견했으면 헌진이는 혼났을거야. 하지만 헌진이가 잘못한 부분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아빠도 화 안낼수 있었던 거야."
"...."
"다른 일에서도 마찮가지야. 헌진이가 먼저 잘못된 것을 이야기하면 아빠, 엄마 나 선생님은 절대 화내거나 혼내지 않아. 그러니 헌진이가 잘못한 것은  먼저 말해줘."
" 응. 알았어."
이녀석,,,항상 마지막 말은 씩씩하다. 자기 잘못을 먼저 이야기 하고 반성할줄 아는 용기를 지닐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