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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놀림 당하는 아이

by 아기콩 2008. 9. 29.
2008.9.28. 일요일. 흐림

슈퍼에 다녀왔다. 헌진이는 뭐가 신이 났는지 뛰어 다니기 바쁘다. 한참을 앞선 녀석이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시야에서 사라지면 불안하다. 혹시 넘어지지는 않나? 자동차에 부딛치지는 않나?
서둘러 가 보니 대리석으로 만들어 놓은 자동차 진입 방지석 위에 앉아 있다. 헌진이는 그기에 앉는 것을 좋아 한다. 그러고선 여기 저기 둘러 본다. 매일 보는 아파트이지만 항상 둘러본다. 

 그때, 조금 떨어진 모퉁이에서 아이들 둘이 나온다. 그리고는 헌진이를 보고 외톨리 라며 놀리기 시작했다. 헌진이는 주먹을 치켜 들고 달려가고, 아이들은 도망가며 계속 놀린다. 외톨이, 외톨이.

헌진이 보다 훨씬 큰 아이들이다. 초등 1,2학년은 되어 보인다.  헌진이가 붙잡을 수도 없겠지만, 붙잡아도 도리어 맞겠다. 난 얼른 헌진이를 불렀다. 아들은 '저 형들이 놀려' 하며 나한테 온다. 달래주며 말했다. '그래, 아빠도 봤어. 저 형들이 나쁘네....그래도 헌진이가 주먹을 쥐고 그렇게 하면  안돼. 헌진이도 똑 같이 나쁜 사람이 되는거야' 라고 말해주고, 그 아이들도 가볍게 야단쳐 준다.  헌진이는 이해를 했는지, 야단치는 것에 만족을 했는지 더이상은 말하지 않고 집으로 온다.

 왕따가 오래전 부터 사회문제로 되었는데, 이제 나도 걱정을 해야 할 때가 다가 오나 보다.  이 문제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아무리 잘 할려고 해도 나를 받아주는 상대방이 나를 이해 못하고 받아주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이리라. 

  요즘처럼 자식 하나만 낳아 기를때, 그 녀석이 이런 고민을 않고 있으면 어떻게 하나? 정말 난감해 지겠다. 신문지상에 왕따 문제로 선생과 싸우기도 하고, 전학을 하기도 하고, 동료 학생을 형사처벌을 받게 하기도 한다. 이런 세태에 내가 무엇을 할까? 헌진이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 고민도 해본다. 

무엇보다도 올바른 정신을 기르도록 해야 겠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할수 있도록, 행여 왕따를 당하더라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이겨 낼수 있게. 그리고 그러한 문제가 있을 때 즉시 상담할수 있는 적극적인 정신을 갖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