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아빠와 놀고 싶어 하는 아이

by 아기콩 2008. 10. 1.
2008. 9. 30. 화요일 흐리다 맑음
퇴근하고 바로 도서관으로 향할려고 하였다. 옷을 갈아 입고 나올려고하는데 아이가 시무룩 하다. 아내가 하는 말이 아빠랑 놀고 싶은데 도서관 가버린다고 시무룩해졌다 한다.

아직 헌진이에게 도서관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지는 않았다. 오늘 부터 본격적으로 공부 할려고 하는데, 생각은 했지만 만만찮다.
시무룩한 아들한데 말을 걸어 봤다.
"헌진아, 아빠랑 놀고 싶어?"
"응, 아빠랑 놀고싶어. 같이 놀자!"
아이에게 난 아빠이기 이전에 친구인가 보다. 사실 나도 아들과 놀고 싶다.  한글공부도 하고, 말태워 주기도 하고,,,하지만 내년 봄 진급시험을 치러야 한다.

  사실대로 말해하고 동의를 구해 보기로 했다.
"헌진아, 아빠가 내년에 시험을 쳐야해. 그 시험에 합격해야 헌진이랑 더 재미있게 놀아 줄수가 있어. 그래서 지금은 아빠가 도서관에 나가서 공부를 해야해."
"대신에 우리 토요일은 같이 즐겁게 놀자. 그러니 우리 같이 있을때는 짧은 시간이라도 즐겁게 지내야돼. 그러니 헌진이 인상쓰지 말고 잠시라도 놀자."하며 아들을 안아 준다.

아들은 내 말을 알아 들었는지 아무 말이 없다.
 "헌진아 아빠 도서관 가는데 1층 까지 배웅해 줄래?"
아내와 아들은 아빠의 도서관 가는 모습 볼려고 1층 까지 따라 내려 온다. 그리고 돌아 설때 까진 아무말 없이 손을 흔들어 준다.

다녀와서 아내에게 들으니 계속 짜증을 내었다고 한다. 블록 쌓기 하다가 마음에 안들어 짜증, 글자 찾기 하다가  짜증...목욕하러 들어가서야 겨우 진정 되었다고 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아마도 자기 마음을 이해해주고, 같이 놀아 줄 친구인 모양이다. 앞으로 가르치고, 야단치는 아빠가 아니라, 짧은 순간이라도 이해해 주고, 같이 놀아주는 그런 아빠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