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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코끼리와 코뿔소

by 아기콩 2008. 10. 15.

2008. 10. 14. 화. 맑음. 저녁에

아침에 그런일이 있었지만 헌진이는 기억을 하는지 못하는지 퇴근하는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사촌 수민이와 놀다가 와서 그런지 기분이 아주 좋다.


나에게 와서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엄청 한다. 이야기중에 텀블(어린이집 텀블랜드)에서 시험을 보았다고 한다. 가, 나, 다, 라...를 맞추는 것인데 '하'를 못 맞추었다고 한다. 지민(텀블 동급생 친구)는 다 맞추었는데 헌진이는 하나 틀렸다고 한다.

헌진이는 그렇게 한번 이야기 하고 지나 갔는데 나는 자꾸 민석이, 성민이, 유민이는 몇개나 맞추었는가가 궁금해지지...

헌진이는 그렇지 않은데 내 자신이 벌써 다른 부모들과 경쟁하고 있나하는 생각과 헌진이가 벌써 경쟁의 시기에 들어 왔나 하는 생각이 함께 든다. 아이가 행복해질려면 부모가 조금더 넉넉해져야 할 것 같다. 나도 넉넉해지자.

헌진이는 텀블에서 색칠한 것을 보여 주며 말한다.

"아빠, 내가 그린거야. 잘거렸지."
이전것을 보면 한 색깔로만 칠했는데, 이제는 제법 색깔을 썩어 부위별로 칠할려고 한 것 같다.
"응 잘 그렸네. 그런데 이게 뭐야?"
"응 코뿔소야. 봐..뿔이 아주 무섭게 생겼지?"
"응,,그렇구나."
"이뿔로 싸우는거야. 달려가서 나쁜놈을 받아버려"
 
"헌진아. 그런데 코뿔소 코가 왜 이렇게 길어?"
"응,,몰라."
" 이건 코끼리 같아. 이건 뿔이 아니라 이빨이야. 코끼리 숫놈은 이빨이 이렇게 길어."
이렇게 말을 해주었다.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면, 이것이 코끼리라는 것이 중요 한 것이 아닌것 같다. 그린 헌진이의 느낌, 상상력이 중요한 것 같다. 헌진이의 느낌과 상상력을 인정해줄 수 있는 그런 말을 골라 해줘야 겠다.
"우와,,,,헌진이 코뿔소 구나.  헌진이 코뿔소는 뿔이 아주 멋있구나."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