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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미션) 헌진이와 둘이서 토요일 보내기

by 아기콩 2008. 10. 19.

2008. 10. 18. 맑음

토요일 아침 8시, 아내는 부산으로 출장을 간다. 아내가 돌아올 오후 늦게 까지 헌진이와 둘이 있어야 한다. 헌진이는 아직 자고 있다. 나도 일단은 같이 자기로 한다. 8시 40분쯤 헌진이가 일어 났다. 아,,,난 왜 이렇게 피곤하지. 영어 방송을 틀어 주고는 다시 잠들어 버렸다. 9시 10분쯤 ,,일어 났다. 

이렇게 둘만의 토요일은 나의 늦잠으로 시작되었다. 일단 정성껏 아침을 준비

한다. 내가 직접 모든것을 만들고는 싶었지만, 아내의 정성을 무시할수는 없었다. 다만 계란 후라이는 내가 직접 만들었다. 매실 주스를 만들고, 두부와 햄 부침을 꺼내 데우고, 나름대로 깔끔, 정성 스럽게 차렸다.  나의 정성에 감복했는지, 아니면 배가 고파서인지 헌진이는 나름대로 잘 먹는다.

"헌진아. 아빠랑 둘이서 엄마 올때 까지 있어야해. 우리 뭐 할까?"
"재미있는 것 해."
"뭐가 재미있지? 박물관 갈까?"
"아니, 아파트 앞에서 자전거 타자."
헌진이의 소망은 소박하다.
"그래, 자전거 마음껏 타자. 아빠가 준비할 동안 혼자 놀고 있어."

헌진이는 책을 잠시 보더니, 내가 켜 놓은 컴을 보고는 영어CD를 넣으 달라고 한다. 어린이용 영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는 난 설거지 하고, 이불개며 집안 정리를 하였다. 방정리를 하고 나오는데 헌진이는 어느틈에 디카를 들고와서 나를 찍는다. 첫번째 사진이 그 사진인데 잘 찍었다. 내친김에 우린 지찍하며 함께 웃었다.

그렇게 준비를 끝내고서는 자전거를 준비해 밖으로 나갔다. 가을날씨가 너무 덥다. 아파트 안의 공원으로 가서 자전거를 탔다. 나는 호수가 의자에 앉아 타는 모습을 지켜 본다. 헌진이는 요요 처럼 자전거를 타고 멀어졌다가는 다시 내 곁으로 돌아 온다. 한참을 그렇게 타다가 우리는 사진찍기 놀이를 한다. 꽃도 찍어 보고, 호수안의 잉어도 찍어보고 모과 나무도 찍어 보단. 우린 보이는 것 모두를 찍어 보았다. 국화속의 벌 한마리를 발견하고는 너무 좋아 했다. 뒷발에 꽃가루가 맻혀 있는 것을 보고는 꿀을 따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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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진찍기 놀이를 한후,  어제 밤에 한 산책로에 있는 운동 기구를 타러 갔다.  다리 마사지부터,,,달리기 까지 헌진이는 아주 재미있게 한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더웠다. 우린 슈퍼에 가서 음료수를 하나씩 샀다. 나는 오렌지 쥬스, 헌진이는 포도 쥬스. 오렌지를 권했는데 포도가 더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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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신나게 놀다 보니 벌써 1시가 다되어 간다. 점심으로 국수를 먹자고 꼬셨는데 싫다고 하단. 돼지고기가 먹고 싶다고 한다. 우린 근처 돼지국밥집으로 가서 수백을 한그릇 시켜 함께 먹고 나왔다. 돼지고기를 날름 날름 잘 도 받아 먹는다.


식사후 우리는 근처 공병탑이 있는 공원으로 갔다. 가을 오후 햇살이 너무 뜨거웠다.
헌진이는 앞장서서 잘도 간다. 그렇다가 메뚜기 한마리를 잡았다. 아주 통통하게 잘이 잘 올랐다. 내가 본 메뚜기 중에 제일 큰게 아닌가 싶다.

헌진이는 메뚜기를 잡고서는 너무 좋아 한다. 놓아 주자고 하니 나중에 다 올라 가면 놓아 주겠다고 한다.  메뚜기는 결국 수영을 하게 되었다. 놓아 준다고 하는 것이 공병탑 분수대에 놓아 줘 버린 것이다. 우린 수영하는 메뚜기 모습을 한참보았다. 메뚜기는 수영을 하지 못하고 풀밭에 있는 것을 가장 좋아 한다고 이야기 해준후 막대기를 넣어 건져 주었다.

공병탑 공원 꼭대기에 있는 놀이터 까지 간 헌진이는 미끄럼틀과 유격 훈련장의 그물망 타기 등을 혼자서 신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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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는 그렇게 깊어 갔다. 헌진이와 내가 피곤함과 갈증을 느낄 무렵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거의 다왔다는 소식이다. 헌진이에게  엄마가 다 왔으니 내려가자고 했다.순순히 그러겠다고 한다. 엄마 소식에 기쁜지 저 만큼 앞장서서 내려간다.
우리 둘 만의 토요일은 그렇게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