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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아들과의 아침대화

by 아기콩 2008. 10. 20.
2008. 10. 20. 맑음.
어제 둘이서 진주에 다녀왔지. 물론 고모와 수민이가 함께 가긴 했지만 엄마가 없는데도 아무런 투정이나 짜증 내지 않고 잘 다녀왔어. 솔찍히 너의 엄마 없이 장거리 자동차 운전은 처음이라 너의 엄마도 나도 걱정을 조금 했단다. 하지만 넌 할머니집에서도 예식장에서도  수민이와 사이좋게 잘 놀아 주었어. 특히, 예식장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아빠도 힘들고 지쳤는데 넌 별 짜증도 부리지 않았어.  아빠는 그런 헌진이가 너무 고마웠어.

  오늘 아침, 아빠도 일어나기 힘들었단다. 겨우 추스리고 일어나 널 깨웠지. 처음에는 너도 힘든지 일어나기 싫다고 하더구나. 하지만 아빠가 이렇게 말했지.
"헌진아, 어제는 일요일, 오늘은 무슨 요일이지?"
"....."
"월요일이지.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날이야. 기분좋게 시작해야지."
하며 널 안고 거실로 나왔지. 넌 얼굴도 찡그리지 않고 잘 따라 나와 주었어. 영어방송 '엄스구조대'를 틀어 주는데 갑자기 말했지.
"엄스 구조대 보기 싫어. 포트리스나 포겟몬스터 볼래."
"안돼, 포트리스나 포켓몬스터는 저녁에 하잖아. 저녁에 봐."
아빠 생각에 아침에 잠깨기 위해 잠시 보는 것이지만 이왕이면 너에게 도움이 되는것으로 봤으면 해. 포트리스나 포켓몬 보다는 영어방송이 너에게 훨씬 많은 도움이 될거라 생각되었어. 그래서 우린 타협해서 엄스구조대가 아닌 다른 영어만화영화를 보았지.

그것에 더하여 아빠는 다른 것도 요구하였지.
"헌진아. 거실은 우리 가족 모두 밥먹고, 책보고, 공부하는 곳이야. 앞으로 장난감 가지고  놀고 난후 거실에 두지 말고 너의 방에 가져다 놓으면 좋겠어."
"응, 알았어."
넌 마치 아빠말을 모두 이해하는 것 처럼 한번에 시원하게 대답하더구나.

오늘 너는 밥도 맛이게 먹고, 옷 입기, 양치질 하기, 신발신고 나서기 등등 평소 아빠랑 몇번을 실랑히 하던 것을 너무 쉽게 해주더구나. 그래서 힘든 월요일 아침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었어.

우리가 오늘 아침처럼 대화하고 서로 이해해준다면 매일 아침이 행복하겠지. 헌진아, 우리 사랑하는 가족 모두 그렇게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