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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아침, 피곤한 헌진이 웃겨주기.

by 아기콩 2008. 10. 24.

2008. 10. 24. 금. 맑음.

어제 상가집에 다녀왔다. 카풀하는 선배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빈소가 함양이였다. 빗길에 엄청 멀었다. 집에 오니 12시 10분전. 아내와 헌진이는 곤하게 자고 있었다.

  아침, 조깅을 다녀와 샤워를 하고 있었다. 아내가 헌진이를 깨운다. 샤워를 마치고 헌진이 세수를 시켜 준다. 헌진이는 온몸으로 피곤해를 외치고 있었다. 화장실이 지저분하다고 짜증도 낸다. 저녁에 청소를 하마..하고 약속하며 달래본다. 옷을 갈아 입히는데 팔,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헌진이 어제밤에 아빠 안보고 싶었어?"
"보고싶었어. 그런데,,,지금 잠와."
"아빠도 보고 싶었어. 근데 오늘 금요일이야. 내일 토요일  텀블랜드 안가도 돼."
그렇게 말해줘도 아직 기분이 좋지 않다.  겨우 옷을 입혔다. 

아내가 아침을 빵으로 때운다고 한다. 헌진이는 여전히 시무룩하다. 


이때, 이녀석이 입에 공기를 가득 머금고 불룩하고 내민다. 사진기를 들이 대며 웃긴다고 이야기 해준다. 그러자 이녀석 얼굴에 조금 펴진다. 여기에 더하여 나도 같은 표정 지었다.  내침김에 아내에게 같은 표정의 사진까지 찍게 해본다. 그러자 녀석의 얼굴에 웃음보가 터진다.

그렇게 웃음보가 터지자 그다음 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오랜 만에  아침상에 오른 빵과 우유를 보고 왜 그렇게 빵을 작게 짤랐냐고 묻기도 하고, 빵을 한조각 한조각 가져가다가 자기 빵이 제일 커다고 우기기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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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웃으며 먹다가 내가 말 걸어 본다.
"헌진이 어제 텀블랜드에서는 재미 있게 놀았어?"
"응, 이것도 받았어."하며
 스케치북을 한권 들고와서 보인다.
"누가 준거야?"
"이가 준거야."
  지난 생일선물에 대한 답례품인가보다.
"헌진이 기분 좋겠네. 에게서 선물도 받고."
"나 지금 여기 그림 그릴거야." 하며 헌진이는 내친김에 크레파스 까지 들고와 색칠을 한다.


그렇게 식사를 끝낸 후 시간을 보니 아직 여유가 있었다. 헌진이에게 장난을 걸었다.
"헌진아, 우리 어제밤에 보지도 못하였는데 뽀뽀 한번 하자."
"싫어. 아빠 입술에 하면 감기들잖아."
아직 내가 기침을 조금한다.흑흑.
"야, 그러면 여기 볼에 하면 되지."
"볼에 하면 빨개 지잖아. 안돼."
"사살하면 되지. 한번 하자.응"
난 집요하게 요구했다. 결국 헌진이는 사살 한다는 조건하에 뽀뽀 하기로 했다. 헌진이가 먼저 내 양쪽 볼에 뽀뽀한후, 내가 헌진이 볼에 뽀뽀를 했다. 그런후 생각해보니 증거가 없다.
"헌진아, 사진찍으면서 한번더 하자."
헌진이는 사진이란 말에 순순히 응한다.


오늘 아침은 빵을로 하니  뽀뽀도 하고 대화도 나누며 한결 여유가 있다. 이 여유에 앞으로 빵으로 대신하자고 할까 하는 마음도 잠시 생긴다. 하여튼 오늘 아침은 모두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