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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말타기, 알까지, 한글 깨치기 놀다 보면 저녁이 잛아.

by 아기콩 2008. 10. 3.
2008.10. 2. 목요일. 맑음.

퇴근을 하니 헌진이는 목욕을 하고 있다. 내가 온것을 알고는 뭐가 급한지 "아빠!" 하고 다급하게 부른다. 욕실문을 살짝 여니 뽀송뽀송한 모습의 아들이 싱글벙글하며 쳐다본다.
" 아빠, 보여줄게 있어!"
"그래, 나와서 보자. 옷갈아 입고 나올께."
무엇인가 자랑할게 생겼나보다. 도서관 가지 전에 잠시 봐 줘야 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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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보니, 유치원에서 미니 현미경을 가져 왔다. 조립하는 것을 보여 준다고 한다. 사진처럼 간단하게 조립할 수 있게 하였다. 기둥에 돋보기 틀을 끼우고, 나무 볼트로 아래 위로 조절 할 수 있게 한 간단한 과학 놀이 기구이다. 조립을 제법 한다.
 
"아빠, 한번봐. 엄청 크게 보인다"
아들은 받침대에  작은 오뚜기 장난감을 놓고 보고 있다.
"그래, 진짜 커게 보이네.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지?"
하며 돋보기 틀을 아래 위로 변화를 주어 배율을 다르게 해줘 봤다.
" 와...크기가 달라져 보이네."
"그래, 이렇게 움직이며 잘보이는 곳을 찾으면 되는 거야."
간단한 설명에 헌진이는 아주 신기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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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헌진이는 무엇이던지 확대 시켜 볼려고 한다. 마침 닭튀김이 배달 되어, 그것도 올려 놓아 본다. 닭튀김을 신기하게 쳐다 보고 있더니 갑자기 외친다.
" 으악,,,,먼지다. 이 닭고기 못먹겠다."
"어디? 아빠가 한번 보자."
내가 봐도 뭔가 검은 점이 보인다. 무엇인지 나도 잘몰랐는데 아내가 보고 말해준다.
"후추 가루야."
"응,,헌진아. 이건 닭고기 맛이게 하는 가루야. 먼지 아냐."
"그럼 먹어도 돼?"
아내와 나는 아들의 관찰력에 감탄하는 시슝을 하며 칭찬을 해준다.
"우와, 헌진이 잘 보내. 아빠도 못본걸 헌진이는 현미경으로 볼수 있네."
칭찬에 아들은 기분이 엄청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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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은 아들은 글자 맞히면 말태워 주기 놀이를 하자고 한다.
" 아빠, 말타기 놀이 해줘."
" 어제는 잘 못했는데, 오늘은 잘 할수 있어?"
"응, 잘 할수 있어."
"그런데,,,,쉬운글자 해줘."
쉬운 글자로 해달라는 아들의 표정이 너무 귀엽다. 오늘은 너무 어려운 글자는 피해야지 하며 함께 놀아본다. 글자를 찾아낸뒤 말타는 모습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개선하는 장군 못지 않게 씩씩하게 탄다.
오늘은 특히 말 울음 소리를 내라고 몇번이나 요구한다. 나도 용감한 말이 되어 본다.

그렇게 놀다 보니 저녁이 다 가버렸다. 그와 함께 도서관에 갈 시간도 지나가버렸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아들의 친구가 되어 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