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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미션) 헌진이 블록놀이 도와 주기

by 아기콩 2008. 10. 10.
2008.10.9. 목요일. 맑음.
몇일간 엄청 바빴다. 퇴근하여 오면 지쳐서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헌진이와 아내에게 충실하지도 못하였다. 오늘은 반성을 하고 집에 일찍 들어 왔다.

헌진이는 어제 유치원 소풍을 울산대공원으로 다녀왔는데, 많이 피곤한가보다. 되돌아 보니 추석부터 시작하여 봉사활동, 경마공원 자전거 타기, 마지막으로 진주유등축제 까지 계속 왕성한 활동을 한 것이다. 이제 체력이 바닥 났는지 감기가 걸렸다.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조금 심하게 목이 부었다고 한다. 몇일 유치원 보내지 말고 쉬게 하라고 한다. 오늘도 외할머니댁에서 엄청 자고 왔다고 한다. 내일도 외할머니댁에 보내야 겠다.

집에 들어 가니 헌진이는 약간 쉰 목소리로 블록들을 가르키며 동물원을 만들자고 한다.
"아빠, 우리 동물원 만들어 기차타고 구경가자."
"그래, 잠시 기다려. 옷갈아 입고 나올께."
나와보니 헌진이는 블록기차를 만들고 있다.
"아빠, 기차가 잘 안만들어져."
나는 블록 상자 표면의 그림을 보여 주며
"응, 바퀴 위에 붉은 블록 놓고선 그 다음에 상자 올리네."
"사람은 어디다 태우지? 지붕은 어디 갔지? 어제 여기 있었는데."
헌진이의 요구 사항이 늘어 나기 시작한다.
겨우, 기차를 다 만들었는데 헌진이는 사람들이 탈 장소가 없다고 투덜거린다. 화물차량 만드는 바퀴달린 블록을 잃어 버린것이다.
열차 뒷 부분에 긴 블록을 연결하여 인형들을 태워 주니 헌진이는 겨우 만족해 한다.

열차를 완성한 후 코끼리와 기린 블록을  거실 양쪽 끝에 가져다 놓는다.
"아빠, 저기는 코끼리 동물원, 저쪽은 기린 동물원. 기차 타고 간다."
헌진이의 동물원행 기차는 신나게 달린다. 양쪽 동물원을 다 다녀온 헌진이에게 물었다.
"동물들 구경 잘 했어?"
"응. 그런데 코끼리랑 기린이랑 집이 없어. 우리 집 만들어 주자."
하며 블록상자 표면을 살핀다. 그기에 동물원을 꾸민 모습이 있다.
" 아빠, 우리 이거랑 똑 같이 만들어 주자."
집을 만드는데 상자 표면과 똑 같이 만드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블록을 쌓아 기둥을 만들면서 헌진이에게 이렇게 말해 본다.
"헌진아. 똑 같이 만드는 것 보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좋아. 똑 같이 만들려고 하는데 지붕만드는 블록이 안보이네."

나는 지붕 블록이 없다는 핑게를 대고 내가 만들고 싶은 모양으로 집을 꾸며 보기로 한다.
"헌진아 기둥위에 이것을 세우는게 좋을것 같은데. 헌진이가 한번 해봐?"
" 아냐. 싫어. 이렇게 할거야."
헌진이는 싫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힌다. 솔직히 내가 봐도 아닌것 같다.
"그래? 그럼 다른 것을 올려 볼까?
겨우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코끼리 집을 완성했다.
"기린은 키가 커지? 지붕이 높아야 겠다.그치?"
" 응 지붕이 높아야되."
헌진이도 맞장구를 친다. 기린집은 코끼리 보다는 비교적 쉽게 의견일치가 되어 완성되었다.

신이난 헌진이는 완성된 블록집으로 코끼리 동물원과 기린 동물원을 다시 꾸민다. 그리고선 다시 기차여행을 떠나기 시작한다.
"자, 사진찍어 줄께."
" 모두 내려서 김치..."
헌진이는 블록 인형들에게 김치하고 웃게 한다. 그리고 이쪽에서 찍어줘. 저것도 찍어줘 하는 요구 사항이 많다.
" 자 사진 잘 나왔습니다."
"아빠, 보여줘."
사진까지 확인한 헌진이는 아주 즐거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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