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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달을 보고 소원빌기

by 아기콩 2008. 10. 16.
2008.10.15. 맑음.

아내가 아프다. 병원에 다녀왔는데 아직 않좋아 보인다. 그래서 저녁을 외식으로 때우기로 했다. 헌진이에게도 엄마가 아프다고 이야기 해줬다. 그러니 말잘듣기, 잠잘자기 등등을 말하니 알겠다고 한다. 기특한 녀석.

자전거를 타고 가고 싶다고하여 허락했다. 아파트에서 내려 서는데 헌진이가 외쳤다.
"둥근 달이다."
조금 찌그러져 보였지만 제법 큰 달이다.  계산해보니 음력 9월 17일이다.
" 소원빌자."
라는 헌진이의 말에 우리는 잠깐 모두 소원을 빌었다. 추석때 소원빌기가 기억에 남았나 보다.
 

  나는 아내가 빨리 완쾌도고 바라고 있는 일이 잘되기를 빌었다.
아내의 소원은 안물어 봐도 알수 있었다. (이일에 대하여 조만간 글 쓸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헌진이는 무엇을 빌었어?"
"장난감 갖게 해달라고 빌었겠지."
아내가 선수 쳐서 말한다. 하지만 헌진이의 답은 정말 의외였다.
"돈을 많이 갖게 해 주세요"
아내와 내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헌진이도 우리의 표정에 웃는 얼굴로 다시 소원을 말하겠다고 한다.
그 표정이 아내와 나의 놀람의 원인을 다 알고 있다는 표정같다.
그러고선  저전거가 잘 달릴수 있게 해 달라고 빌었다고 우리에게 능청을 떤다.


한참 지난뒤 자기전 책을 읽어 주다가 다시 물었다.
"헌진아, 아까 소원빌때 돈 많이 갖게 해달라고 했지? 돈 많이 있으면 뭐 할려고 해?"
"응,,,친구들 필요한것 사주고, 내가 필요한 것도 사주고, 엄마 아빠 필요한것도 사 줄려고 해."
"그렇구나, 헌진이 친구들은 뭐가 필요해?"
" 생일선물도 사주고, 하여튼 필요한것 사줄거야."
여기까지 이야기 듣고  책을 마져 읽어 주고 잠들었다.

얼마전 부터 헌진이가 현관 신발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난 기특해서 칭찬을 많이 해주고, 할때 마다 백원을 주기로 했다. 그 백원은 직접 저금통에 넣어 나중에 가득차면 하고싶은것 하기로 약속했다. 너무 빨리 경제(돈)관념을 심어주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것인지 잘 모르겠다. 

돈으로 장남감을 사겠다는 말도다 친구들에게 선물을 사주겠다는 것에 약간 안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