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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미션) 아빠, 아들의 생물(거미에 대하여) 선생님이 되다.

by 아기콩 2008. 10. 25.

2008. 10. 24. 금, 맑음. 

어제와 오늘 아침 조깅의 피곤함이 퇴근 무렵 몰려왔다. 카풀하는 선배차에 타고서는 졸다가 깨다가 하며 겨우 집에 도착하였다. 집에 들어와 보니 아내가 저녁상을 맛있게 차려놨다. 호박부침개, 두부부침, 만두구이, 피망과 브로콜리와 피망 샐러드와 노란 소스(이름을 모름..ㅠㅠ)등이 새로 보이는 것이다. 나는 호박부침개와 두부 부침을 맛있게 먹고 샐러드에 대하여 칭찬을 많이 해줬다.  헌진이도 밥을 맛있게 먹는다.

식사후 나는  기꺼운 마음으로 싱크대로 향했다. 설거지 한후 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헌진이는 옆에서 놀아 달라고 보챘다. 청소후에 산책 갈테니 준비 하라고 하였다. 청소를 깔끔히 한후 쓰레기 봉지, 세탁소 맞길 옷, 음식물 쓰레기를 챙겨 들고 헌진이와 나섰다. 헌진이는 역시나 자전거를 탄다. 밖에 나서니 밤바람이 조금 차긴

하다. 하지만 우린 용감하게 나섰다.

쓰레기 봉지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 후 우리는 세탁소로 갔다. 세탁소 아저씨의 다림질이 헌진이는 신기했나보다. 다리미와 다리미질에 대하여 간단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조금 구경한후 아파트 호수 가로 왔다. 언제나 처럼 주위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던 녀석이 갑자기 가로등 앞에 멈춘다.
"아빠. 여기,,,거미 있어."
가로등 사이에 작은 거미가 한마리 있다. 그 거미를 보는 순간 미션 생각이 났다. 그래 오늘 미션 수행하는 거야. 거미에 대한 학습.

"응, 헌진아 거미가 있네." 여기 뭐하고 있는 걸까?"
"응 먹이 잡을려고 기다리고 있어."
"거미는 뭘 먹어?"
"응,,,나비, 메뚜기, 잠자리"
할아버지(나의 아버지)집에 갔을때 몇번 거미를 보여 주고 이야기해 주었더니 제법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거미 다리가 8개 인것을 확인해 봤다.

"헌진이 잘 알고 있네. 우리 다른 거미도 찾아 볼까?"
그리하여 우리는 다른 거미를 찾아 가로등 마다 살펴보기 시작했다.  작은 거미는 몇마리 발견 했는데 큰 거미는 잘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아파트 필로티 공간에서 거미와 거미알을 발견했다.

"헌진아, 저기봐, 저게 뭐게?"
"..."
"거미알이야. 저기에서 조금 시간이 지나면 작은 새끼 거미가 나와."
"저기 잠자리가 거미에 잡혔다. 그치? 거미는 이빨에서 독이 나와 먹이를 죽이지."
"응, 또 먹이를 칭칭 감아."
헌진이도 응수를 한다. 그렇게 거미와 거미알을 살펴보고 우리는 거미를 한마리 잡았다.
풀줄기를 하나 구해 거미를 포획하였다. 제법 큰 거미다. 엉덩이에서 거미줄 나오는 모습과 기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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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진이는 거미를 던지면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 그리고 밟으면 어떻게 되느냐도 묻는다. 나는 거미도 살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던지거나 밟지 말고 조금 있다가 살려주자고 해본다. 헌진이도 순순히 따른다.
우리는 그렇게 거미관찰을 한후 집으로 돌아 왔다.

헌진이를 씻긴후 헌진이 잠시 소마블록 하고 있는 사이에 거미에 관한 책을 찾았다. 집에는 현대출판사의 자연관찰 시리즈가 있는데 그중에 메뚜기와 거미  책이 있다. 책을 옆에 놓아 두자 바로 관심을 가진다. 표지의 책이 무슨 거미냐고 묻는다. 무당거미라고 이야기 해준뒤 책을 펴본다.

  책에는 거미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거미가 곤충이 아니고 절지동물이라는 사실 아니 절지동물과 곤충은 틀리다는 것을 나는 처음 알았다. 그리고 조금전에 거미줄에 걸려 있는 거미껍질을 보고 거미가 다른 거미를 잡아 먹었다고 설명했다(암거미가 숫거미 잡아먹고 껍질만 남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거미가 허물을 벗은 것이라고 책에 나와 있다. 거미도 허물을 벗는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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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거미에 대하여 실제 보고, 책으로 확인하고 잘못 가르친 것은 수정하여 이야기 했다. 그후 우리는 책 3권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 갔다. 이렇게 아빠의 생물 선생 시간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