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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작은 이야기/아들과의 작은 이야기

토요일, 마음 넓은 헌진

by 아기콩 2008. 11. 2.
2008. 11. 1. 토요일
헌진이는 토요일은 엄마, 아빠와 함께 있는 날로 알고 있다. 토요일은 늦잠을 자고 재미있게 놀수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토요일은 그렇게 해줄수가 없었다. 아내도 출근을 해야 하고, 나도 회사에서 추계체육대회를 대신한 산행 행사가 있었다. 참석 안할 수가 없었다. 

작년에 헌진이를 처가에 맞겨 두고 아내와 둘이서 영화보러 간 적이 몇번 있다. 처가에 대려다 놓고선 아이가 한눈 팔때 몰래 나와 버리곤 했다. 다녀와서 장모님에게 물어보면 그냥 잘 놀고, 잘 자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뒤에는 쉬는날 처가 쪽으로 차가 가기만 하여도 '난 외가집에 안갈거야' 하는 거다. 그 정도가 심하였다. 그러고 나서는 아내와 둘이서 영화보러갈 엄두를 못내었다.

오늘도 아침 일어나면서도 헌진이가 처가에 잘 갈려고 할지 걱정이였다. 아침에 깨우니 이불로 햄버거 놀이를 하자고 한다. 햄버거 놀이(저번에 쓴 아침에 아이 깨우기글 참조) 를 하면서 살며시 말을 꺼냈다.
"헌진아, 아빠 엄마 오늘 출근해야되, 헌진이는 외할머니집에 가있어."
"응"
대답이 쉽게 나왔다. 그리고 정말로 짜증내지 않고, 순순히 처가로 갔다. 처가로 가는 차안에서 헌지이와 나는 사진찍기 놀이를 했다. 우리는 재미있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찍은 사진을 돌려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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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사히 헌진이를 처가에 보내고 난 회사로 갔다.  헌진이가 한단계 더 자랐다는 느낌이 든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저녁 8시 30분이 넘었다.
"헌진이 오늘 아빠 안보고 싶었니? 아빠는 헌진이 엄청 보고 싶었는데."
"많이 보고 싶었어."
하며 안겨온다. 외할머니랑 놀이터에 가서 신나게 놀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벌써 졸려하고 있다. 샤워를 같이 한후 우리는 책을 읽었다. 공룡책 2권과 이야기책 2권을 읽어 주니 나도 헌진이도 몹시 잠이 온다. 그렇게 우리는 잠들었다.